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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호 20111004

[3호-2011/10/04] 6. 너희가 노동을 아느냐 (윤지호)

노동….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모르겠네요. 땀을 담뿍 흘린 공장의 일하는 사람들이 떠오를까요? 용접을 하거나 무거운 벽돌을 나르는 사람이 떠오를까요? 글쎄요, 이번 강의를 통해서 생각하게 된 것은 노동이라는 것이 그렇게 고된 일만을 두고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저는 1주일에 두 번의 노동을 하는데, 하루는 과외라는 노동을 하구요. 또 하루는 설문지를 통해서 영화 인지도를 조사해서 마케팅 하는 것에 도움을 주는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과외 하면서 아이를 혼내거나 영문법에 대해서 열을 올리며 이야기 하다 보면 땀이 나고 설문조사 하다 보면 냉방이 잘 안 되는 코엑스는 나로 하여금 땀을 흐르게 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평소 생각하는 노동과는 분명 다른 모습입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노동보다는 근로라는 말을 좀 더 근사하게 여기는 것 같습니다. 근로의 사전적 정의는부지런히 일함입니다. 노동의 사전적 정의는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물자를 얻기 위하여 육체적 노력이나 정신적 노력을 들이는 행위라고 합니다. 근로의 의미를 본다면 약간 생각 없이 시키는 일만 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노동은 좀 더 구체적인 목표도 있고 행위에 있어서 정신적, 육체적인 노력을 언급합니다. 좀 더 정의가 명확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노동이라는 단어는 각종 기관 이름에 들어갑니다. 고용노동부, 한국노동연구원, 환경노동위원회 등등 근로라는 말을 사용한 기관은 없는 듯합니다. 

 

사회문제를 구조적으로 봐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커다란 나무 밑에 작은 나무는 쉽게 자랄 수 없다는 것이지요. 커다란 나무는 자신이 의도를 하지 않아도 그 밑의 나무는 빛을 바라지 못하고 땅에서도 마음껏 양분을 가져가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최소한 큰 나무의 가지를 쳐주는 것이 구조적 개선일 것입니다. 노동문제는 이렇게 구조적으로 접근을 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조금 신선한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아닌 노동에 대한 우리의 이런 부정적인 인식과는 달리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좀 더 우호적인 인식과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에서는 민주주의가 발달해서 그런지, 파업을 하면 그것을 다 이해해준다고 합니다. 버스노조가 파업을 해서 길바닥 버스 안에서 한 시간 두 시간 시간이 지체가 되어도 모두들 그저 기다려 준다고 합니다. 이런 것을똘레랑스합니다. 프랑스와 같은 유럽 국가들에서는 파업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해주고 신성 불가침의 권리라고 봅니다. 한 가지 웃긴 사실은, 미국은 유럽보다 좀 더 파업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사실입니다.

럽인들은 미국의 자본주의를 천박한 자본주의라 부릅니다. 그러

나 더 웃긴 사실이 있으니, 우리나라의 파업에 대한 인식은 미국보다 훨씬 더 못하다는 사실입니다. 철도 노조가 한 번 파업을 하면 시민들의 발이 묶였다는 말부터 시작해서 철도운송에 차질이 있다고 언론에서 부정적인 보도들을 합니다. 정작 파업의 이유에 대해서는 보도를 하지 않은 채로 파업을 부정적으로 보도합니다.

 

 파업을 주도하는 것은 주로 노조입니다. 노동조합. 노동자들의 모임이라 할 수 있는데, 노동이라는 단어인식이 그렇지 긍정적이지 않다 보니 노조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가입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특정 직업에서만 노조가 활동을 하는 것처럼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의 사례들을 본다면 정말 신선합니다. 유럽에는 교장, 대사관이 노조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은 물론, 경찰노조, 소방노조, 군인노조(!)가 존재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판사, 변호사에 대한 노조도 존재합니다. 군인노조가 있다면 우리 한국의 군에 관련된 비리가 많이 개선이 될 것이라고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의 문제 중 하나는 비정규직 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전체 임금 노동자의 절반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그리고 신규 취업자들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넘어가는 실정에 있습니다. 석 박사 학위를 가진 사람들도 비정규직으로 근무한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비정규직은 저임금 정책을 위한 것이라고 합니다. 기업의 기능유연성, 수량유연성, 임금유연성만을 고려하고 있는 것입니다. 박노자 교수는 이것에 대해서 민주주의 기반이 위험한 정도라고 대한민국 경제에 경고를 합니다.

 

 저 또한 이런 강의를 듣기 전 까지 노동문제에 대해서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 못했고 내가 앞으로 취직해서 노동조합을 통해서 임금을 협상하고 노동 환경 개선을 할 것이라고 할 것이라고 생각을 해보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하종강 선생님께서는 이 강의 수준은 유럽 국가의 초등학생 수준이라고 하셨습니다. 초등학생 때부터 사람을 조직하고 노동운동을 어떻게 하는지 단계별로 알려준다 합니다. 그에 반해 우리나라는 고등학교에서도 알려주지 않는 내용입니다. 조금은 부끄러움이 찾아오고 교육환경에 대해서 분노가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노조 조직률은 10%에 불과합니다. 유럽의 70~80%에 비하면 너무나 미약합니다. 단체협약을 하는 경우도 11%입니다. 유럽은 92%나 되는데…. 곧 우리는 임금을 많이 주면 많이 받고 조금 주면 조금 받고 안 주면 못 받는 상황에 처한 사람은 11%를 제외한 사람들입니다.

 

 이런 노동문제에 대해서 하종강 선생님께서는 역사의 거대한 맥락으로 설명을 하셨습니다. 우리나라는 식민지배를 받다가 해방이 되었는데, 바로 분단을 겪습니다. 식민지 40, 분단 60, 60년 중 30년은 독재…. 왜곡된 역사 속에서 비정상적으로 됐다고 합니다. 외국에서 흔한 기부문화가 없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희망은 노동운동이라고 합니다. 희망을 버릴 때가 아닙니다. 노동자가 노동자라고 깨닫고 노동조합에 가입해서 운동해야 할 때입니다. 식민지, 분단, 군사독재의 경험은 우리의 민주화를 현재 정체 시켰고 후진 수준으로 머무르게 하는 것이지만, 많은 직업군에서 노조가 생겨나고 있고 노동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의를 듣고 나니 유성중공업이나 한진 중공업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현재 한진 중공업은 기업이 노동자를 억압하고 자본의 힘으로 폭압을 하는 형태입니다. 이런 노동의 현실을 외면한다면 그것은 우리가 살아갈 노동의 환경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노예제 폐지, 여성 참정권, 최저임금제 이 모든 것들은 100년 정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합니다. 노동문제도 이와 같이 인내함과 소망함으로 역사의식을 가지고 지속적인 움직임을 보여야겠습니다.

•글 윤지호